대선을 막장으로 만든 영웅, 홍준표
박근혜의 몰락은 홍준표에게 기회로 다가왔다. 적당한 후계자를 물색하지 못하고 이인제 등이 대권을 선언하면서 군웅할거의 양상을 보이면서 마치 이번 대선은 포기한 듯 보였다.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을 바꾸면서 그들은 ‘무슨 염치로 후보를 내느냐?’라는 소리를 듣기도 하면서 결국 홍준표라는 인물을 선택했다.
많은 사람들은 홍준표의 선택은 자유한국당의 ‘자포자기’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다른 후보로서는 도저히 존재감도 드러낼 수 없기에... 그 당시에 가장 여론조사에서 앞선 홍준표를 선택한 것이다.
홍준표는 자신만이 본선에서 문재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후보라고 역설했다. TV토론 10분이면 문재인을 제압한다고 자신했다. 그런데 문제는 정통적인 방법이 아닌 ‘변칙적인’, 아니 상황에 따라서는 ‘변태적인’ 방법으로 싸운다는 것을 언급했어야 했다. 결국 TV토론에서 보수는 나름 결집했으나, 아마 본인들 스스로도 ‘이렇게까지 해서 대선을 치르는 것이 부끄러울 정도로’ 홍준표는 토론회에 귀는 안가지고 나오고 입만 가지고 나왔다.
자포자기 심정으로, 야구로 따지면 패배가 자명한 상황에서 ‘패전처리용’으로 기용한 투수가 홍준표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것이 나름 보수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나마 점잖은 척 지켜오던 보수의 품격을 시궁창에 쳐박아 버린 것 같다.
지금 홍준표는 자신이 잘해서 여론조사에서 2위인 안철수와 박빙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이것은 엄청난 착각이다. 홍준표가 잘해서가 아니라 안철수가 많이 실수한 부분이 있다.
아마도 지금 나름 머리가 돌아가는 사람들은 홍준표의 선택에 대해서 스스로 뉘우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즈음에서 나름대로 합리적인 인물이었다면 안철수가 지지율에서 고전하는 틈을 타서 그야말로 ‘보수 대결집’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이 점에서 반기문이 너무 처음부터 설쳐댄 것이 아마 본인에게는 그리고 보수 진영에서는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것이다. 지난 국회의원 선거 때 자존심을 회복하려고 나섰다가 정세균에게 패한 오세훈도 아쉽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런데 지금, 샤이 보수층은, 홍준표를 지지하기 쪽팔려서 지지를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아무리 생각해도 홍준표를 지지한다는 건 스스로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다가 결국 ‘우리가 남이가’라는 생각으로 홍준표를 지지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 자신들의 소중한 권리를 행사하기에 그는 짧은 기간에 대선판을 너무 막장으로 만들어 놓은 인물이다.
미국이 ‘미국 우선주의’를 주장하는 트럼프를 선택했기에, 한국도 정통 보수(?)인 자신이 집권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미국은 나름 대통령을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괜찮지만... (물론 지금은 럭비공같은 트럼프가 이리저리 설치고 다니면서 미국이 상당히 쪽팔릴 것이다) 한국은 막말, 막장 대통령을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직 갖춰지지 않았고 유일한 대항마라고 할 수 있는 국회는 함량미달이다.
그는 아마도 대한민국 정치의 이미지를 엄청나게 훼손한 인물로 기억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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